암흑에너지 변화 가능성…우주 이해 새롭게 바뀌나?

암흑에너지 변화 가능성…우주 이해 새롭게 바뀌나?

[AFP] 베네딕트 레이 & 다니엘 로울러 기자

암흑에너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주에 대한 기존의 이해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이끄는 정체불명의 힘으로 알려져 있지만, 새로운 관측 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애리조나주 키트 피크 국립천문대(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 에 위치한 암흑에너지 분광기(DESI: 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를 통해 얻어진 것이다.

"중대한 발견 앞에 있을지도"

DESI 협력단의 대변인인 알렉시 르토-하넷(Alexie Leauthaud-Harnett)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며 "암흑에너지와 우주의 근본적인 본질에 대한 중대한 발견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ESI 장비는 얇은 광섬유를 이용해 한 번에 5,000개의 은하와 퀘이사를 20분간 관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천체의 나이와 거리를 계산하고, 우주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3D 지도를 제작했다.

우주 팽창 속도 변화 가능성

과학자들은 약 100년 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암흑에너지는 바로 이 가속 팽창을 유발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우주 구성 요소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추정된다. 반면 암흑물질은 25%,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물질은 겨우 5%에 불과하다.

기존의 표준 우주론 모델에서는 암흑에너지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서도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암흑에너지의 영향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프랑스 물리학자인 아르노 드 마티아(Arnaud de Mattia) 박사는 "현재 표준 모델은 여전히 만족스럽지만, 몇 가지 관측 결과에서 **불일치(텐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억 년 전, 팽창 속도 더 빨랐을 가능성"

DESI 연구팀이 이번 연구 데이터를 기존의 다양한 우주 팽창 측정법과 결합한 결과, 과거 약 70억 년 전의 우주 팽창 속도가 지금보다 약간 더 빨랐을 가능성이 발견됐다.

드 마티아 박사는 "현재로서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이 데이터는 암흑에너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향후 5년 내 결정적 증거 나올까?

프랑스 물리학자인 에티엔 뷔르탱(Etienne Burtin) 박사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더 명확한 답을 얻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연구 결과를 예고했다.

유럽의 유클리드(Euclid) 우주망원경,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 등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인 조슈아 프리먼(Joshua Frieman) 박사는 "우리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있다"며, "향후 몇 년 안에 결정적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뷔르탱 박사는 암흑에너지가 변한다는 이론이 확인된다면, 이는 1990년대 말 가속 팽창 발견 이후 또 한 번의 우주론적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APS) 캘리포니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