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보약'이란 말이 사실? 적당한 음주가 콜레스테롤 낮춘다' 해석에는 '신중'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금주 시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증가하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진과 전문가들은 결과의 임상적 중요성이 제한적이고, 알코올이 가진 암·간질환 등 다른 건강 위험이 훨씬 크다고 경고했다.

'술이 보약'이란 말이 사실? 적당한 음주가 콜레스테롤 낮춘다' 해석에는 '신중'

[메디컬 인사이트] 최근 알코올 섭취 중단이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과 전문가들은 이 결과만으로 음주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연구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연구 내용: 금주 시 LDL 증가, HDL 감소 경향

일본 후쿠이 쇼(Sho Fukui) 박사 연구팀은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연구에서, 일본 예방의학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약 5만 7천 명의 최대 10년간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음주를 중단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음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혈중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고,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 소위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구체적 예시: 하루 1.5잔에서 3잔을 마시던 사람이 금주할 경우, LDL-C는 평균 3.71mg/dL 증가하고 HDL-C는 평균 3.35mg/dL 감소했습니다.
  • 반대 경향: 비음주자가 음주를 시작한 경우, 반대로 LDL-C는 감소하고 HDL-C는 증가하는, 표면적으로는 '개선된' 지질 프로파일과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 용량-반응 관계: 이러한 변화는 금주 전 음주량이나 새로 시작한 음주량이 많을수록 더 크게 나타나는 용량-반응 관계를 보였습니다.
  • 주종 무관: 와인, 맥주, 사케 등 주류 종류와 관계없이 유사한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연구진의 경고: "음주 정당화 근거 아냐"

연구팀은 이러한 지질 수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가 음주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알코올 섭취에 대한 결정은 간 질환, 고혈압, 암 등 알코올의 잘 알려진 해로운 영향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음주 습관 변화 후, 특히 금주 후에는 지질 수치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전문가 비판 및 연구의 한계점

많은 외부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주요 한계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관찰 연구의 한계: 연구는 연관성을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2. 교란 변수 통제 부족: 음주 습관 변화는 식단, 운동 등 다른 생활 습관 변화와 함께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요인들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3. '건강이상 금주자' 현상: 건강 문제로 인해 금주한 사람들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금주 자체가 아닌 기저 질환이 콜레스테롤 변화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4. 자가 보고의 부정확성: 알코올 섭취량을 스스로 보고하는 방식은 실제 섭취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5. 작은 변화량: 관찰된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의 절대적인 크기가 작아 임상적 중요성이 불확실합니다. (예: 고지혈증 약물은 LDL-C를 30% 이상 낮추기도 함)
  6. 일반화의 어려움: 일본인 대상 연구 결과를 다른 인종이나 문화권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알코올 위험 압도적... 공중 보건 권고 불변

전문가들은 후쿠이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기존의 공중 보건 권고를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즉, 알코올은 암, 간 질환, 고혈압 등 다양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며,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일부 관찰 연구에서 알코올과 콜레스테롤 수치 간의 특정 연관성이 보고되더라도, 이는 알코올 섭취의 전반적인 건강 위험에 의해 압도적으로 상쇄됩니다. 따라서 알코올 관련 결정은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 가능성보다는 확립된 건강 위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음주를 최소화하거나 피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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