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전 세계 주식시장 '폭탄 세일'… 韓 증시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폭탄 세일' 장세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려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4월 7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0% 폭락한 2349.98포인트까지 밀려났고, 코스닥 지수 역시 4.10% 급락한 659.16포인트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2일 발표한 대규모 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발 관세 쇼크, 글로벌 증시 패닉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한 4월 2일, 사실상 거의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을 포함한 57개 무역 적자국에 대해 최대 50%에 달하는 '상호주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25%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산업계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던졌다.

명분은 만성적인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 산업 보호였지만, 이처럼 일방적인 고율 관세 정책은 곧바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됐다. 발표 직후 미국 다우존스, S&P 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는 202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하며 폭락했고, 유럽과 아시아 증시 역시 동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글로벌 교역 위축, 공급망 불안정, 인플레이션 심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韓 증시, 관세 + 정치 불안 ‘이중고’

한국은 높은 무역 의존도로 인해 미국발 고율 관세 부과의 직격탄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16년 만의 최고 수준인 1470원 선에 근접하며 외환시장 불안까지 함께 커지고 있다.

더불어 국내 정치 상황도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초래된 정치적 리더십 공백은 대외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적 한계와 현재 정치적 공백 상황이 맞물리면서,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다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자국 우선주의’ 부메랑 우려… 韓, 수출 다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미국의 극단적인 자국 우선주의가 결국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교역 상대국들의 경제를 위축시키면 미국의 상품 수요 역시 약화되어, 장기적으로 미국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관세 폭탄을 계기로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출 구조의 위험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을 조속히 회복하는 동시에, 수출 시장 다변화와 핵심 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범국가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실효성 있는 통상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것 역시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이전 사례: 2018 미·중 무역전쟁과 2002 철강 관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벌어진 대규모 관세 부과 사례와 흡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당시에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양국 간 보복 관세가 이어졌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단행했던 철강 관세도 비슷한 전례이다. 이처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고, 결국에는 세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과 유사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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